2022년이 시작한 후 벌써 일주일이 넘게 지났습니다. 이 시기마다 느끼지만 연말과 연초는 역시 음MAD 바닥이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단 제작자들 뿐 아니라 보는 이들 역시 이 기간에 쏟아져 나오는 합작들을 보는 데 정신이 없습니다.
2020년부터는 연말에 합작만이 아니라 이런 기획도 있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각자가 좋아하는 음MAD를 투표해 그 결과를 랭킹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획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고, 니코동에서 2016년부터 '見る専も作者も選ぶ音MAD10選'라는 이름으로 진행중힌 기획을 벤치마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충 번역하면 '시청자도 작자도 선택하는 음MAD 10선' 정도가 되겠습니다. 여기서 10선은 10위까지 송출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각자가 10개의 음MAD를 선정해 투표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위키에 보다 자세한 설명 및 역대 1~3위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위키에 들어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 개의 비슷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見る専も作者も選ぶ音MAD10選'와 '音MAD作者が選ぶ音MAD10選'입니다. 전자는 '시청자와 음MAD 작자'가 모두 선정하는 것이고, 후자는 오직 '음MAD 작자'들 만이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후자가 훨씬 먼저 시작한 기획이며, 무려 2007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보통은 이 '음MAD 작자가 선택하는 음MAD 10선' 쪽이 메인이고 시청자와 함께 고르는 쪽은 부가적인 기획으로 보는 듯 합니다. 다만 위의 국내 기획은 시청자도 투표하고 있으므로 시청자와 작자 10선 쪽을 참고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네요.
참고로 가장 최근의 2021년 음MAD 작자 10선의 1~3위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순서대로 83표, 33표, 31표를 받았습니다.
역대 음MAD 작자 10선의 결과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의 10선은 무엇인가?
저는 위의 국내 기획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저는 음MAD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찾아보는 것에 관심이 크거든요. 그래서 늘 저런 통합적인 기획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이를 어느정도 충족시키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1) 상위권으로 갈 수록 합작의 비중이 커짐
말 그대로입니다. 작년과 올해 모두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록 개인작보다는 합작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아마 5표중 한두표 정도는 본인이 참가한 합작에 투표한다는 마인드가 있다는 점, 또한 국내에서는 특히 더 합작이 보통 고평가를 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합작보다는 개인작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상위권으로 갈 수록 영상에서 작품을 보여주는 시간이 늘어나다가 3위부터는 아예 전체를 틀어주는데, 합작 전체를 다시 보는 것도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기도 하구요. 단 이 점은 아예 시작부터 작품 전체를 틀어주는 니코동판 10선에 비하면 양반이긴 합니다.
2) 한국 작품만 골라야 하는데, 국내 음MAD 문화 자체의 크기가 작음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음MAD 작자 분들은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합작에 참가하느라 개인작을 많이 내지 않는 문화가 있었으며 이는 투표할 만한 개인작의 부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올해부터는 소리MAD 게시 이벤트의 개최로 인해 이 부분은 많이 해결된 상태이긴 하지만 진짜 문제는 애초에 음MAD 작자의 수 부터가 정말 적다는 점입니다. 몇 다리 건너면 전부 아는 사람일 정도로 판이 좁으니 투표할 만한 작품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심하면 결과도 대충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투표에서는 합작은 투표하지 않고 오직 개인작만 선정했는데 그렇기에 더 고르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투표가 너무 쉽게쉽게 선정되면 그건 그거대로 좋지 않은 상황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이 아쉬운 점들을 해결하고 제 나름대로의 10선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바로 음MAD 10선: 2021입니다.
본격적인 10선에 앞서
이번 10선에는 제 나름대로 몇 가지의 규칙을 세웠습니다. 막 복잡한 내용은 아니고 간단한 3가지 조건입니다.
1) 같은 곡을 사용한 작품은 두 개 이상 선정하지 않음
2) 전반기(~6월)와 후반기(6월~) 작품의 비중을 균형있게 선정함
3) 개인작만 선정하며, 일체의 합작 혹은 합작 단품은 선정하지 않음 (경연 합작 포함)
위 3가지 규칙을 최대한 준수하면서, 제가 지난 한 해동안 정말 인상깊게 즐겼던 10개의 음MAD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이제부터 이 10선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래의 작품들은 따로 순위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 업로드 날짜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즉 뒤로 갈수록 늦게 나온 작품입니다.
음MAD 10선: 2021
재미와 퀄리티를 모두 잡은 음MAD의 교과서격인 작품입니다. 원본을 찾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용한 한국판 짱구는 못말려와 해적판 원피스, 갑자기 MetalKingBoo의 영상 형식을 리스펙트한 듯한 키자루의 얼굴 등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음원은 결코 대충 만들었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음MAD로써 상당한 퀄리티의 음원입니다. 이 퀄리티적인 면은 후반부 보컬 부분에서 극에 달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듣기 편한 키자루 보컬은 이 사람이 왜 굳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만들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그 와중에 오른쪽 아래에 커다랗게 시선을 강탈하는 서브보컬은 왜 들어가 있는지도 수수께끼입니다. 색 보정은 물론 애초에 자막마저도 뺄 생각이 없는 듯한 영상이지만 깔끔한 모션과 다채로운 색상 덕분에 매력적인 영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음MAD의 중심은 영상보다는 음원에 치우쳐져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원래 니코동에서도 아주 가끔씩만 쓰이던 소재이고 그마저도 랭킹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소재인데, 이 소재로 무려 7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만 보아도 얼마나 매력적인 작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소재 활용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원곡 자체를 음원에 활용해버리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해주는 작품입니다. 초반부의 뜬끔없는 메메메 다이스와 Do Back ohn 리스펙트, 중반부의 갑작스러운 우울한 조교 (이 부분 다음의 대사가 "지금 내 노래가 우울하다고 생각했구나"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코멘트로 '鬱陶しいな…(우울하다...)'를 달아주는 것이 불문율입니다.), 그리고 후반부의 원곡과 후밍의 듀엣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에도 이 작품을 리스펙트한 경우가 몇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코 를! 달리다와 제 183이었던 다섯 시간 동안 밤을 달리다입니다. 공통적으로 'OO 까먹었다... YTPMV로 속일까...?'와 원곡 보컬 조교를 중심으로 리스펙트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한글 자막이 있는 작품이니 함께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실 여기에는 원래 다른 작품이 있었지만 고심 끝에 늦게나마 더 적합한 작품으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10선 자체가 좀 갑작스럽게 시작하게 된 기획이다 보니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군요. 이듬해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중에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제목의 'Soramimi'는 몬데그린,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들리는 대로'를 일본에서 칭하는 말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뒤에 c가 붙은 것은 단순히 본래 제목도 -tic 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c를 적은 것 뿐입니다.
또 하나는 이 작품의 제작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몇몇 분들께서는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이 작품의 진짜 제작자는 '大好きクラブ(다이스키클럽)'입니다. 그런데 왜 니코동에는 鮭いくらどんぶり으로 올라와 있는가 하면, 저 채널 자체가 몇몇 유명 일본 음MAD 작자들이 모여 공용으로 작품을 업로드하는 하나의 팀 계정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스키 클럽과 더불어 '阿保草(아호쿠사)'도 이 채널에 작품을 업로드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작품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하나의 '테마 올스타'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다이스키클럽 특유의 찰진 드럼과 VHS 및 레트로풍의 영상이 곡과 잘 조화된 수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곡의 음MAD들은 이렇게 베이퍼웨이브와 유사한 분위기로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특히 높은 퀄리티로 이목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소재 역시 저 많은 몬데그린 소재를 어떻게 다 모았는지 놀라울 만큼 경악스러운 소재 수집력을 바탕으로 작품에 다양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니코동산 음MAD들을 자주 챙겨본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KBC나 온두루어, BME 등의 여러 대사들은 원본을 알 수 있었으나 이 작품에서 처음 접한 대사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역시 아직은 경험이 더 많이 필요한 듯 보입니다. 동시에 이 작품의 제작자가 얼마나 대단한 이인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한국 작품입니다. 2021년의 모든 한국 작품을 통틀어 가히 최고 수준의 조교를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발음이 잘 들리는 조교'는 어느정도 많이 보였어도 강세 등을 통해 원곡 보컬의 그 느낌을 그대로 담기가 합성된 음원으로써는 쉽지 않은데, 이 점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낸 몇 안되는 작품입니다. 제가 본 작품 중 이 정도 수준의 보컬을 담은 작품은 정령 트레인이나 텔레캐스터 제츠보이, 그리고 밑에서 설명할 제작자의 작품 정도가 아니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조교 뿐만이 아니라 원곡을 충실하게 따르면서 완급 조절이 확실한 반주, 모션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트랜지션을 잘 활용한 영상 역시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 모로 국내 음MAD 바닥에 큰 영향력을 미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꽤나 유명한 인물이지만 Fotzu는 소재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굉장한 퀄리티의 음원을 뽑아내기로 유명한 음MAD 작자입니다. 압도적인 음원의 질주감과 풍부함 덕분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작자 중 한 명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키와미 소재의 핵심인 더빙판 소재를 깔끔하게 활용했을 뿐 아니라 그로부터 생겨난 수없이 많은 몬데그린들 및 주요 대사들을 영상 내내 전혀 지루함이 없이 빼곡히 채워 넣은 점이 인상깊습니다. 단순히 박자에 맞춘 대사나열과 음조절까지 한 대사들을 균형있게 사용하여 음원이 더 다채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통 대사나열만이 위주인 작품은 영상이 루즈해지기 마련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간단한 모션과 텍스트 연출 만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보완했습니다. 게다가 1:14의 영상은 마치 하나의 매드무비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영상 나열 위주의 작품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작품명의 CCO는 위 작품에서 소재로 사용한 '바람의 검심'의 등장인물 시시오 마코토를 CCO라고 흔히 부르기도 한다는 점에서 따온 것입니다. 온몸에 붕대를 두르고 등장하는 악역이 바로 이 인물입니다. WIREPULLER는 원곡명인 WHITE WIREPULLER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입니다. 중반까지는 평범한 카이리키 베어 MAD처럼 진행되다가 하이라이트 직전에 점차 텍스트 모션이 추가되기 시작하더니 하이라이트에는 영상이 정말 화려하게 발전하는 일련의 과정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이 점차 상승하는 퀄리티는 1:18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이전까지는 퀄리티가 높아도 자홍색 배경과 검은색, 흰색 위주로만 진행되던 영상이 저 때를 기점으로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바뀝니다. 감각적인 텍스트 모션과 춤추는 외국인 남성의 조화가 인상깊었습니다.
여담으로 원래는 크로마키를 엄청 잘 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크로마키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깔끔함이라서 좀 더 찾아봤더니 앗케시 콘키리에 원CM에 등장한 남자의 원본 푸티지를 찾아 구매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위 사이트에 따르면 HD 화질은 79달러, 약 10만원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세상엔 신기한 음MAD 작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수많은 바킬라 MAD 중에서도 제가 압도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들을 수록 경악스러울 정도의 디테일이 들리는 마성의 음원, 질주감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불꽃놀이 장면에서 전율을 느끼도록 하는 영상이 만나 탄생한 굉장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10선 중에서도, 아니 근 몇 년간 접한 모든 음MAD 중 가장 좋아할 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저는 소재가 부족한 작품을 더 고평가하는 편인데, 이 제작자는 소재의 양이 많지 않으면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신박한 소재를 채택하여 최고 수준의 음MAD를 만들어 냈습니다. 원곡의 알찬 구성을 빠짐없이 채우면서도 원작의 구성을 자신의 방식대로 새롭게 리스펙트하는 제작 기법은 매번 볼때마다 감탄사만 나오는 수준입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소재 자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갈매기 소리나 바지를 입히는 팔 등도 잊지 않고 사용하는 것도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마지막 불꽃놀이 하이라이트 씬을 처음 접했을 때의 기분은 잊을 수가 없네요.
이 작품을 10선으로 고른 것은 퀄리티가 높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류의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음MAD를 계획할 때 무엇보다 곡과 소재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작품을 찾기 힘들어 아쉬워하곤 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제 가치관을 어느정도 충족시켜 주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보통 곡과 소재가 잘 조화된 작품은 소재의 네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제목을 지니고 있는데 작품명 역시 적절하게 지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굳이 붕탁 비트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재명과 관련된 비트를 찾아서 사용했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고평가 받을 만한 MAD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이 소리MAD 게시 이벤트의 또 하나의 긍정적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의 米는 요네즈 켄시의 표기인 米津玄師에서 따 온 것으로 보입니다. 흔히 말하는 '곡이 소재 시리즈'에 포함되는 작품으로, 위의 '준비됐나-!!!'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몬, 루저, 감전 등 요네즈 켄시의 곡들을 올스타 느낌으로 한 MAD에 총망라했다고 느꼈습니다. 한때 신 같네 MAD가 굉장히 많이 나온 적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곡을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그 소재에 관한 애정이 정말 많아야 할 뿐만 아니라 소재로 사용하기에도 쉽지 않은 편인데, 이 작품은 훌륭하게 곡을 소재로써 활용했다는 점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또한 곡을 소재로 사용하면 만들기 어려운 만큼 리듬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 역시 이 작품을 10선에 포함시키는 데에 이바지했습니다. 특히 1:04의 빠른 템포 랩은 원곡과 잘 어울리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어 신선했습니다.
에고록 MAD 치고는 이질적으로 1분에서 끊지 않고 두 번 반복하는 구성을 채택했습니다. 제가 위에서 『염라♂ (Karma♂)』를 설명할 때 '밑에서 설명할 제작자의 작품'이라고 말한 거 기억하시나요? 그 제작자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말 그대로 이 작자의 작품은 하나같이 최고 수준의 보컬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인이 가창한 정도의 보컬과 굉장한 그림 실력을 바탕으로 라그 트레인 MAD 붐의 원흉이 된 노라 트레인이 이 사람 작품입니다. 위 작품은 첫 하이라이트는 대사나열로 채우고, 이후 기타 솔로 부분을 지나 두 번째 하이라이트에서 보컬을 등장시키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두 번째 하이라이트'가 정말 물건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 '대체 뭐지?'하고 느낄 정도의 보컬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고, 그 와중에 원곡 MV의 움직임을 크로마키 연결만으로 재현한 것 역시 경악스러울 정도의 집념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원래 버튜버는 아는 사람도 없고 네타도 몰라서 랭킹에 떠도 잘 안 보는 편인데, 이 사람 작품만큼은 다 보게 될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목의 뜻에 대해 검색해본 결과 '아고록'은 일본어로 '턱'을 뜻하는 '아고'와 엮은 제목이라고 합니다. 왜 턱이랑 엮은지는 썸네일만 봐도 대강 감이 오시죠?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한글 자막이 나왔습니다. 여기를 눌러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개인적으로 선정한 2021 음MAD 10선 소개가 끝났습니다. 주관적인 기준으로 선정한 만큼 읽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도 몇몇 있었겠지만, 그냥 일개 제작자의 생각이 이렇구나 하고 대충 넘겨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중에 본 적 없는 작품이 있다면 꼭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래도 나름 엄선한 리스트니까요.
지금이야 제가 저 좋으라고 쓴 글일 뿐이지만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이 나중에 점차 많아지면 좋겠네요. 앞서 말했듯 전 다른 사람들이 음MAD에 관해 가진 생각들을 읽어보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이런 글에 관심이 상당히 많습니다. 서로 각자 의견을 공유할 기회도 가질 수 있고 말이죠. 혹시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시간을 내서 저처럼 좋아하는 음MAD들을 엄선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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